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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내 해결해야 할 양자컴퓨팅의 3가지 문제와 해결 방안

myqzq 2025. 2. 27. 03:00

목차

    양자컴퓨팅의 한계: 오류와 확장성 문제

    오류 문제 : 실제로 적용이 가능한가?

    양자컴퓨터는 불안정한 큐비트라는 근본적인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큐비트는 주변 환경에 극도로 민감하여, 소음이나 진동, 온도 변화 같은 미세한 교란에도 쉽게 상태를 잃어버립니다.

    마치 탑 쌓기 균형 게임(예: 젠가)에서 작은 손 떨림만으로도 탑이 무너지는 것처럼, 큐비트도 한순간의 흔들림으로 인해 오류(decoherence)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양자 알고리즘이 거울로 가득한 미로를 탐험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여러 개의 거울 덕분에 동시에 여러 경로를 탐색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거울이 살짝만 어긋나도 경로가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아주 작은 오류 하나가 양자 연산 결과를 크게 왜곡할 수 있기 때문에, 양자컴퓨팅에서는 오류 억제와 정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재의 양자컴퓨터는 이러한 불안정성 탓에 극저온의 실험실 환경에서만 간신히 동작하며, 밀리초(1밀리초=1/1000초) 정도만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수준입니다. 즉, 실제 환경에서 장시간 동작시키기는 아직 어려운 셈입니다.

     

    확장성 문제: 큐비트 수와 오류의 증가

    확장성 문제도 큐비트 불안정성과 맞물려 있습니다. 양자컴퓨터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려면 수백만 개 이상의 큐비트를 정밀하게 제어해야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수백~천여 개 수준의 큐비트를 다루는 것조차 벅찬 상황입니다.

    실제로 2023년까지 공개된 가장 큰 양자 프로세서도 약 1000큐비트 남짓하며, 이마저도 하나하나가 불안정하여 실제로 논리 연산에 활용되는 큐비트(논리 큐비트)의 수는 훨씬 적습니다. 문제는 큐비트 수가 증가할수록 오류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점입니다.

    이 현상은 접시 돌리기 곡예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접시 수가 늘어나면 어느 하나는 떨어져 깨질 위험이 커지듯, 큐비트가 많아질수록 오류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자 오류 보정(QEC, Quantum Error Correction) 기법이 연구되고 있지만, 여러 개의 물리 큐비트를 하나의 논리 큐비트로 묶어 안정성을 높이려면 엄청난 추가 큐비트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RSA-2048 비트 암호를 단 몇 시간 내에 풀기 위해서는 약 2천만 개의 오류 없는 큐비트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는 현재 이용 가능한 큐비트 수보다 수만 배나 많은 규모입니다.

    결국, 대형 양자컴퓨터를 만들려면 해결해야 할 공학적 과제가 산적해 있으며, 대규모 양자컴퓨터의 실현 가능성조차 아직 불투명하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양자컴퓨팅의 알고리즘적 한계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양자컴퓨팅이 알고리즘적으로도 한계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흔히 오해되는 개념 중 하나가 “양자컴퓨터는 모든 경우의 수를 한꺼번에 시도해 NP-완전 문제도 단숨에 풀어준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는 근거가 없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양자 알고리즘 중 고전 컴퓨터보다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향상(지수적 향상)을 보이는 것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대표적으로 소인수분해를 위한 쇼어(Shor) 알고리즘 같은 몇 가지 사례만이 이에 해당됩니다.

    반면, 검색 문제 가속에 사용되는 그로버(Grover) 알고리즘조차도 제곱근 속도향상 정도에 그칩니다. 이는 난이도가 매우 높은 문제(예: NP-완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폴리노믹(poly) 시간에 해결해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양자컴퓨터도 문제에 따라 성능의 한계가 존재하며, 모든 연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와 기술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은 위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큐비트 안정성을 높이고 규모를 확장하기 위한 세 갈래 노력이 두드러집니다.

    새로운 큐비트 기술 개발

    기존 초전도체 큐비트나 이온 트랩 외에도, 위상 큐비트나 광자 큐비트처럼 더 안정되고 제어하기 쉬운 물질과 방식을 찾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은 2025년 초 위상학적(topological) 큐비트 기반의 Majorana 1 프로세서를 발표했습니다. 위상 큐비트는 특수한 위상 물질 상태를 이용해 외부 교란에 강한 큐비트를 구현하려는 시도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술로 “단일 칩에 백만 개 큐비트를 집적”할 수 있는 잠재력을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큐비트는 크기가 작고 속도가 빠르며 디지털 제어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며, 궁극적으로 대규모 양자컴퓨터의 실용화에 한 발 다가선 돌파구로 평가됩니다​.

    양자 오류 보정(QEC) 기법 강화

    오류 투성이인 물리 큐비트를 다수 묶어 하나의 안정된 논리 큐비트로 만드는 양자 오류 정정 기술은 양자컴퓨팅 성공의 열쇠로 꼽힙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30개의 물리 큐비트로 4개의 논리 큐비트를 구성하여 오류율을 800배 낮춘 실험 결과도 보고되었습니다​. 연구진은 14,000번 이상의 연산을 수행하면서 검출되지 않은 오류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발표했을 정도로, 오류 보정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이 더 발전하면 수백 개 이상의 안정적인 논리 큐비트를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완전한 fault-tolerant 양자컴퓨터에 한층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일부 기업은 향후 수년 내 오류보정이 된 양자 프로토타입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도 밝히고 있어​, 머지않아 실용적인 양자컴퓨터 시대의 문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모델

    완전한 대형 양자컴퓨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현재의 작은 양자컴퓨터(NISQ 장치)를 똑똑하게 활용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알고리즘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는 고전 컴퓨터가 문제를 적절히 전처리하고, 복잡한 부분만 양자컴퓨터가 계산한 뒤 결과를 다시 고전 컴퓨터가 보정하거나 검증하는 협업 모델입니다. 예를 들어 화학 분자의 에너지를 계산할 때, 고전 컴퓨터가 최적화 과정 일부를 맡고 양자컴퓨터는 양자 상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변분 양자 알고리즘(VQE)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변분 알고리즘이나 양자 최적화(QAOA) 기법들은 현재도 활발히 연구·개발되고 있으며, 양자컴퓨터의 노이즈 한계를 극복하면서 실용적인 이점을 얻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완전한 양자컴퓨팅 시대가 오기 전에 부분적으로나마 양자의 우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양자컴퓨팅과 보안 이슈: 위협과 대응

    양자컴퓨팅이 가진 가장 큰 사회적 영향 중 하나는 바로 현대 보안 체계에 대한 위협입니다. 양자컴퓨터가 충분히 발전하면 쇼어 알고리즘 등을 통해 현재 널리 쓰이는 RSA 암호나 ECC(타원곡선 암호)를 손쉽게 풀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이는 무슨 뜻일까요? 비유하자면, 지금의 암호 알고리즘들은 수많은 비밀번호 조합을 가진 금고와 같아서 일반적인 해커는 열쇠를 모조리 시도해 보다가 수명이 다할 만큼 풀이가 불가능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양자컴퓨터라는 만능 열쇠가 등장하면 이 금고의 비밀번호를 순식간에 찾아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양자컴퓨터는 동시에 여러 경우를 탐색하는 성질 덕분에, 아주 큰 숫자의 소인수분해처럼 고전적으론 수백만 년 걸릴 계산도 단 몇 시간이나 며칠로 단축시킬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한 예로, 2048비트 RSA 암호를 깨는 데 고전컴퓨터로는 우주의 나이만큼 시간이 필요하지만​, 양자컴퓨터라면 이론적으로 몇 시간~며칠 수준까지 단축할 수 있다는 추정도 있습니다​.

    금고와 양자 열쇠의 비유처럼, 양자컴퓨터는 잘못 사용될 경우 오늘날 인터넷과 금융 시스템의 금고를 여는 해킹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보안 위협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시간 문제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합니다.

    "지금 수집, 나중 해독" 전략과 선제 대응 필요성

    “지금 수집, 나중 해독”이라는 공격 시나리오도 이미 등장했습니다​. 해커들이 현재 군사 기밀이나 금융 거래 데이터를 가로채서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해 두었다가, 5년이든 10년이든 후에 양자컴퓨터가 준비되면 그때 한꺼번에 복호화해버리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정보의 기밀성이 수십 년 이상 유지돼야 하는 정부, 금융, 의료 분야 데이터는 이런 방식에 특히 취약합니다​. 따라서 당장 양자컴퓨터가 암호를 깨지 못하더라도 선제 대응이 필요합니다.

    다행히도 전 세계 암호 전문가들과 표준화 기구들은 양자 보안 위협에 대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양자내성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 PQC)라 불리는 새로운 암호 알고리즘들이 개발되어 왔고, 미국 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016년부터 국제 공모를 거쳐 양자 내성 알고리즘 표준화를 진행해왔습니다​.

    그 결과 2022년에 최종 후보로 선정된 알고리즘들 중 암호화용 키 교환에는 크리스탈 카이버(Kyber), 디지털 서명에는 딜리튬(Dilithium) 등이 채택되어, 2024년에는 첫 PQC 표준안들이 공식 발표되었습니다​.

    NIST는 2024년 8월에 첫 번째 PQC 표준 세 가지를 확정하며 “양자컴퓨터의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암호” 시대를 열었고, 전문가들은 10년 이내에 양자컴퓨터로 현행 암호가 뚫릴 수 있다는 전망 아래 이른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국제적인 대응과 표준화 노력

    예를 들어 미국 NSA는 정부의 중요 통신망에 대해 2025년까지 양자내성 암호인 CNSA 2.0을 도입하고, 2030년 이후부터는 기존 암호를 전면 배제하고 PQC만 사용하도록 하는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2022년 미국에서는 연방 기관들이 PQC 전환 준비에 착수하도록 하는 법률도 통과되어, 민간 부문도 이에 동참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 각국 역시 유사한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2024년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금융권에 양자 보안 대비를 촉구하는 지침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정부와 표준기구, 산업계가 함께 양자 시대 보안 전략을 속도감 있게 마련하는 추세입니다.

    금융권과 블록체인의 대응

    금융권과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는 개인 키에 기반한 디지털 서명으로 보안을 유지하는데, 이 알고리즘들(예: ECDSA 타원곡선 서명)은 양자컴퓨터의 쇼어 알고리즘에 취약합니다.

    다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암호화폐의 양자 취약성이 즉각적인 위험은 아니다라는 의견이 중론입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암호 체계를 깨려면 약 1500~2000개 이상의 양자비트가 필요하지만, 2025년 현재 가장 진보한 양자컴퓨터인 구글의 ‘윌로우(Willow)’ 프로세서도 105큐비트 수준이므로 아직 격차가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는 미리 대비책을 논의 중입니다​. 비트코인 개발자들은 양자내성 서명 알고리즘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하드포크(프로토콜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알고리즘(BIP 제안 형태)을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암호화폐 업계도 “양자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주소를 해시화하여 공개키 노출을 최소화하거나 양자안전 지갑을 개발하는 등 다각도의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전통 금융기관과 양자 보안

    전통 금융기관들도 양자 보안 대비책을 실무에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은 이미 양자내성 알고리즘을 활용한 시범 거래를 수행하여, 양자 위협에 끄떡없는 결제 시스템을 모색 중입니다​.

    예컨대 스페인의 사바델 은행은 2023년에 양자내성 암호 전문기업과 협력해 PQC 기반의 거래 서명을 시험 적용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선도 사례들은 금융권 전반에 퀀텀 리스크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죠.

    이와 동시에 양자 키 분배(QKD)처럼 양자 물리의 원리를 이용해 도청 불가능한 통신을 구현하는 기술도 국가 주도로 구축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양자 암호통신 네트워크 시범망을 운영하는 등, 양자 보안 시대를 대비한 투트랙 전략(PQC와 QKD)을 취하고 있습니다.

    결국 금융과 보안 업계에선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인식 하에, 기존 시스템을 양자 내성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미래 전망: 양자 시대를 향한 균형 잡기

    양자컴퓨팅의 발전은 한편으로는 계산 능력의 혁신을, 다른 한편으로는 보안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합니다. 미래의 양자컴퓨터는 수많은 큐비트가 오류 없이 안정적으로 동작하여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과학 계산을 현실화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약물 개발을 위한 거대 분자 시뮬레이션이나, 인공지능 모델의 비약적인 고도화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동시에 양자 해커 대 양자 보안 전문가 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도 펼쳐질 것입니다. 양자컴퓨터를 손에 넣은 해커가 한쪽에서 기존 암호를 무너뜨리면, 다른 쪽에선 더욱 강화된 양자내성 알고리즘과 양자 통신으로 방어하는 끝없는 공격과 방어의 경쟁이 계속될 것입니다. 이 양자 시대의 해킹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결국 한 발 앞선 대비와 협력이 핵심입니다.

     

     

    결론! 다행히도 현재 진행 중인 표준화와 연구 개발 덕분에, 양자컴퓨팅의 위협이 현실이 되는 시점에 우리는 새로운 보호 수단을 갖추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요컨대, 양자컴퓨팅의 한계를 넘어 그 잠재력을 실현하려는 노력과, 그로 인한 보안 위협을 선제적으로 막으려는 노력이 균형을 이루며 병행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양자컴퓨터와 양자내성 보안이 공존하는 새로운 기술 지형이 펼쳐질 것이며,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쉽게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계속 배워나가야 할 것입니다.